키보드

사각사각 2009. 7. 20. 00:01

초등학교 시절부터 악필로 명성을 떨쳤기에, 또한 그 글씨체를 고치려 생각하지 않았기에 이제는 모두들 암호가 아니냐는 식의
이야기를 하곤 한다. 실은 나도 갑작스레 떠오르는 생각들을 남기면서도 알아보지 못하여 버리곤 하기에
키보드란 나에게 기록장치로서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순간에 떠오르는 건 이제 키보드는 하나의 도구가 아니라 내게 필수품이 되어버렸다는 것.
키보드로 생각을 풀어치는 것과 노트에 글로 기술하는 것은 굉장히 다르다.
오히려 정돈되지 않은 거친 느낌은 이제 키보드로 써내려가는 것이 훨씬 편리하다고 할까.
고등학교 시절 들었던 자동기술법은 아마 키보드 위에서 모두들 열심히 적용하여 사용하고 있지 않을까.

마음에 드는 구절들을 키보드로 쳐내려가고.
끝없는 과제 또한 키보드로,
소통의 방편 또한 키보드로,

전부다 키보드로 쳐내려버리면 머리 속에 남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거지.
정제된 생각을 하기보단 일단 기록해놓고 정리하자는 마음에 또다른 생각들을 날려버린다는 거.
그것만 조심하면 참으로 편리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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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우주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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