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랑살랑/이탈리아

밀라노 20100827-28

우주동산 2013. 8. 11. 03:08

아 2년이 다되가니 머리속이 가물가물하지만 나의 기록을 위해 오랜만에 뇌수를 뒤집어내 탈탈 털어본다. 스위스에서 이탈리아로 넘어온 듯 하다. 발스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몽실몽실 구름속을 걸어다니는 기분으로 취리히를 지나 빠아른 기차를 타고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로 넘어왔다. 아무래도 이제 우리는 숙소를 예약하는 일 자체를 포기한 듯하다. 사실 그게 더 나은거 같다. 비싸고 중요한 물건만 없다면 그냥 기차역을 내려서 시내를 물어물어 찾아가고 숙소를 찾은 후에 협상을 한다. 중국인이 운영하는 모텔이 꽤 많았다. 생각보다 값이 싸서 기분 좋게 우리는 하룻밤을 묶은 듯 하다. 자고 일어나 숙소에서 주는 아침을 먹으며 거지같이 또 공짜빵을 주섬주섬 넣은 후에 길을 나섰다. 저녁에는 베니스로 가게 되어 한나절밖에 구경을 할 수 없었던거 같다. 그때만해도 완전 관광모드이고 뭔가를 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지낸 시간이다. 드디어 수업시간에나 구경하고, 건축사 책에서나 볼 수 있던 아케이드다. 밀라노 대성당보다 더 기대되었는데 좋다. 좋긴 매우 좋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닌 듯 하다. 이미 늘어선 건물의 모습이 다르다. 못하다는 것이 아니라 다르기에 우리에게 할 수 없다. 경직된 표정이 가진 한계는 언제나 사람들과 돈으로 인해 변화를 가진다. 길이 네갈래로 갈라지는 지점에 있던 어떤 문양을 보고 잠시 서서 각각의 길을 바라본다. 파는 것도 다르고, 코너나 목지점에서는 언제나 봤던 프랜차이즈 상점이 있기에 흥미롭다. 어떤 지점으로 빠져나와 걷다보니 소소한 광장과 현대식 건물들이 눈에 띈다. 어딘가에 앉아서 유씨와 담배를 핀다. 어떤 놈이 다가와 불을 빌려달라하더니 유씨에게 소매치기를 시도하다 금방 들통나더니 쿨하게 지나간다. 씨발놈들 한국에서 이지랄하면 머리끄댕이를 잡아댕기....근데 외국이고 나보다 덩치가 크다. 안녕 잘가.

밀라노 대성당에 선 듯 하다. 화려하다. 크다. 높고 깊으니 공간감은 당연히 살아난다. 그래 본다. 높은 창에서 산란되어 쏟아지는 빛과 그대로 투과한 빛들이 얼룩덜룩 무늬를 만들고 창과 만나 색을 가져서 기둥에 비쳐난다. 빛은 역시나. 좋은 것이다. 장식이 화려한 지붕에 올라가는 법은 두가지가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ELEV와 계단인데. 역시나 고생해도 계단이 좋다. 동선은 끝없이 변하는데 언제쯤 매번 돌아가는 뷰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돌계단은 많은 시간이 지나야 그 매력이 더 드러나는 것 같다. 화강석 계단이나 30T 계단같은거 말고 돌을 통짜로 한단 한단 쌓았을때 발자국에 남은 결대로의 흔적이 재미있다. 결국 흡연하다. 그리고.,..내 기억에 최후에 만찬이 있는 성당에서 돈을 내라고해서였던지 그당시에 복원작업 중이라 공개를 하지 않았던건지 기억이 명확하지 않다.

 

아케이드 중심

맥도날드. 아케이드를 조감도로 더 살펴볼껄 그랬다.

날선건물 아래 흡연하다 다가오는 소매치기

뭐 강하다

강해

홍홍

보다보니 역시 깊은 창호에 벽이 접어들어가니 이쁠 수 밖에 없구나. 현대건축에서도 많이들 쓰는 듯하다.

다른 방식

구성이 재미있다.

차곡차곡 비가 들어가지 앟ㄴ도록 많이도 맞물려 쌓았을 듯하다.

굴곡이 있는 계단

유씨의 강한 발

예배당의 부속실은 항상 기분좋다.

밀라노 역의 지붕.